고범석 경제학아카데미

전력 공기업들이 수년간 고집해 온 기존 틀을 과감히 깨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다.
전력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그리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신기후체제의 출범과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인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국민적인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국제유가 하락과 수요침체 등으로 인한 전력가격 하락으로 가스발전소는 돌릴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전력설비에 대한 국민수용성도 낮아져 점점 송·변·발전설비를 건설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건설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전공기업의 경우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조직개편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 석탄발전소 조기폐지와 신규 발전소 건설 연기 등을 발표함에 따라 당분간 신규 건설물량이 없다고 판단, 한전 시절부터 유지해온 건설처를 과감하게 없애거나 축소하는 대신,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신산업 관련 조직을 신설해 가장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사장 정창길)은 사장 직속으로 에너지신산업단을 신설하고, 그 산하에 해외사업그룹과 신재생사업그룹을 편성해 신재생사업과 해외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사업그룹에서는 기존 운영 중인 해외발전소 관리뿐만 아니라 화력과 신재생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또 신재생그룹에는 풍력사업부·태양광사업부·에너지신사업부를 둬서 에너지원별로 전문화해 친환경적인 전원포트폴리오 개편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남부발전(사장 윤종근)도 사장 직속 신성장사업단 내에 국내사업처와 해외사업실을 배치해 국내외 사업개발과 운영을 전담시킬 계획이다. 또 건설처를 없애는 대신 신규발전소 건설 계획부터 발전소 설계, 공사, 기술개발을 전담하는 엔지니어링처를 신설했다.
이미 지난 6월 조직개편을 단행한 한국동서발전(사장 김용진) 역시 건설처를 폐지하는 대신, 미래사업단을 신설해 이곳에서 전원개발부터 에너지신산업, 신재생, 해외사업 등 신규 먹거리를 창출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현재 조직개편을 준비 중인 한국남동발전(사장 장재원)과 한국서부발전(사장 정하황)도 큰 방향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소 정비 전문회사인 한전KPS와 발전소 설계 전문회사인 한국전력기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규 발전소 건설 물량이 없다보니 당장 올해부터 매출이 급감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한 한전KPS(사장 최외근)는 해외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기 위해 기존 해외사업처를 해외사업개발처와 해외사업운영처로 분리․보강했다.
또 신재생사업처를 신설해 파리기후변화협정 발효에 따른 정부 차원의 에너지 신산업 투자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발전소의 효율 및 성능개선을 위한 ROMM 및 Retrofit 사업 수행 전담조직인 성능개선팀도 신설했다.
지난 7월 조직을 개편한 한전도 그 핵심은 에너지 신사업 강화로 압축된다.
기존 에너지신사업단을 신사업기획단과 신사업추진처로 확대·재편했으며, 신사업기획단에서는 신사업 총괄과 전략, 기획, 개발 업무를, 신사업추진처에서는 AMI·SG·ESS·신재생에너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과거 전력수요가 급증할 때는 발전소를 계속 건설해야 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수요가 정체돼 신규 건설물량이 없는 반면, 수명이 다한 노후발전소는 폐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한다면 향후 몇 년 안에 인원감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출처]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481701421140187002